언론이 본 신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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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포커스] ‘불교다운 불교’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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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6-13 15:36 조회1,3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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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다운 불교’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 

성찰과 모색 1차 토론회, 문명의 흐름‧한국사회‧종교변동 거시적 분석 

 

한국사회와 불교는 거대한 전환의 시기에 서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으로 대한민국은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한국불교는 10월로 다가온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자승 총무원장체제가 낳은 위기에 빠져 있다.

지난 10년을 성찰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토론회가 12일 열렸다. 이 토론회의 화두는 ‘불교다운 불교’를 어떻게 세울 것인가! 12일 서울 안국동 W스테이지에서 열린 1차 토론회에서는 지나온 10년의 세상의 흐름을 진단하자는 것인 만큼 발제의 내용이 거시적이었다.

신대승네트워크, 정의평화불교연대, 불교환경연대, 실천불교전국승가회가 공동 주최, 신대승네트워크 산하 한국불교대전환아젠다위원회와 트랜드&리서치센터가 주관했다.

이번 토론회는 세 번으로 나눠 진행된다. 이날 열린 1차 토론회의 주제는 ‘지나간 10년, 세상에 어떤 일이 벌어졌나?’를 살피는 자리였다. 이어 7월 3일 열리는 2차 토론회의 주제는 ‘흘러간 10년-떠난 300만, 받아든 성적표’다. 조계종의 지난 10년을 영역별로 평가한다.

3차 토론회에서는 대안을 모색한다. 사전 설문조사와 현장 토론, 투표하는 방법으로 ‘불교공동체의 미래희망 키워드’를 작성한다는 계획이다. 주최 측은 3차 토론회에 대해 “출재가, 각 단체, 지역별로 제안하여 일정한 인원의 참여와 규모가 가능할 경우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대중들에 의해 청사진을 만들고 공유하는 것이어서 대중 참여가 적을 경우 의미가 축소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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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을 성찰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토론회가 12일 서울 안국동 W스테이지에서 열렸다. 윤남진 신대승네트워크 트랜드&리서치센터 소장이 ‘94종단개혁 이후~현재, 기억과 성찰’을 브리핑하고 있다.

1차 토론회는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먼저 윤남진 신대스네트워크 트랜드&리서치센터 소장이 ‘94종단개혁 이후~현재, 기억과 성찰’을 브리핑했다. 윤 소장은 2003년부터 2016년까지 기간 동안을 ‘각국의 정권 변화’ ‘인구‧사회 지표’ ‘전쟁‧평화‧인권’ ‘남북‧한반도’ ‘정치‧법과 제도‧경제’ ‘사회‧문화‧참사‧사고’ ‘유행‧세태풍자’ ‘사자성어-베스트셀러’ ‘명사들의 타계’ 등의 항목으로 나눠 현재의 세계와 불교를 규정한 세상사와 불교의 흐름을 되짚었다.  

생명존중, 민주주의, 인권, 평화, 정의, 평등, 자유, 존엄…‘열린 문명’이 미래다

이어 진행된 본격적인 토론은 이한구 경희대 석좌교수의 ‘세계화와 세계 문명의 융합과 전환’발제로 문을 열었다.

이 교수는 현재의 문명사적 흐름은 서구문명 보편주의와 문명다원주의가 맞서는 형국이라면서 둘 다 넘어서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서구문명 보편주의는 서구사회의 근대적 발전경로를 인류 보편적 역사발전 경로로 해석하고, 비서구를 이런 표준에서 평가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한 이 교수는 “서구문명 보편주의는 비서구에 공통적으로 학문적 문제의식의 서구화, 서구 이론에 따른 비서구 현실의 동화주의적 해석, 서구 중심주의에 의한 비서구 현실의 주변화와 같은 세 가지 폐해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반면, 문명다원주의는 편협한 민족 중심주의, 종교적 근본주의, 자문화 중심주의나 포스트모더니즘의 무정부적 상대주의를 산출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에 따라 “서구문명 보편주의이든, 문명다원주의이든 닫힌 문명으로 규정될 수 있다”면서 ‘열린 문명’으로의 전환을 전망했다.

이 교수가 말하는 열린 문명은 생명존중, 민주주의, 인권, 평화, 정의, 평등, 자유, 존엄 등은 어떤 특정 문명이 강요하지 않더라도 보편적으로 수용하지 않을 수 없는 가치들을 지향하는 세계다. 아울러 열린 문명은 정해진 길이 아니라면서 역사 법칙주의를 경계하면서 “열린 문명으로의 길은 필연적 과정이기보다는 우리의 자유로운 선택이 초래할 미래”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끝으로 “우리가 이성적 존재자인 한, 열린 문명의 길이 인류사의 방향이며 새로이 탄생할 인류 보편문명의 표준을 선점하는 자만이 미래문명의 선도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불교의 활동에 기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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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한구 경희대 석좌교수,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 성해영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

압축성장‧남북분단‧미국주의 넘어서기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발제문 ‘한국사회의 변화와 가치 변동’을 통해 압축성장과 남북분단, 미국주의가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세 가지 폐해이며, 특히 압축성장으로 인해 한국사회는 물질주의 가치관의 지배를 받으면서 삶의 의미 상실이라는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주의에 대해서는 “전 한국인의 정신 영역을 지배하는 보편의 상징이자 상상 속의 아름다운 나라가 되어 있다”면서 “이런 경향은 미국유학파가 결정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학계에서 오히려 더 질긴 뿌리응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우리 스스로를 중심으로 세계화의 흐름을 이글어가면서 인류문명의 방향을 결정짓는 강소국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면서 강소국론을 주창했다.

박 교수는 이런 과제를 인식하고 실천에 옮기는 과정에서의 불교의 역할을 강조했다. 즉, “연기와 공의 세계관을 토대로, 새로운 차원의 공유경제 체제를 인식하고 그 구성원들 사이의 바람직한 관계설정을 가능하게 하는 여실지견의 자비라는 윤리적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 강력한 변화”

성해영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는 ‘한국종교, 그리고 불교의 대응 맥락’을 발제했다.

성 교수는 ‘세속적 신비주의’라는 개념으로 한국의 종교 상황을 진단했다. 세속적 신비주의에 대해 성 교수는 “현대적 현상인 세속적 신비주의는 제도화된 종교와 인간의 종교적 체험 혹은 종교성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다’라고 표현되는 새로운 영성 개념과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이어 “현대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특정 종교의 독점적 권한이 현저하게 축소된 시기이다. 여러 종교가 공존하면서 특정한 종교가 누려왔던 독점적인 권한이 사라진 것이다. 이제 종교는 개인이 선택할 대상으로 변모했고, 종교를 믿지 않을 자유와 권리도 당연해졌다”면서 독점적이었던 종교의 위상이 선택지 중의 하나로 축소되었다고 보았다.

나아가 성 교수는 “형이상학적 세계관을 수용하되, 특정 종교의 교리를 독점적 진리로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종교를 둘러싼 변화의 깊이를 진단하고 “이제 전통적인 방식의 제도나 조직 없이도 인간의 종교성은 구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성 교수는 끝으로 “세속적 신비주의 등장, 유례없는 심리학의 인기와 같은 종교지형의 변화는 폭발적인 정치적‧사회적 권리 확대와 함께 강력한 변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하고 “그러니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일은 전례가 없던 급진적인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正見]이리라.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불교 역시 이런 흐름에서 결코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설의 재해석, 방편의 현대화

이어 주요섭 한 살림연구원 사무처장, 유승무 중앙승가대 교수, 법인스님(참여연대 공동대표)가 각각의 발제에 대해 지정토론에 나섰다.

주 사무처장은 이한구 교수의 ‘열린 문명’에 대해 그것 또한 분별이라고 비판하고 ‘생명’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이제 인간생명은 생존(survival)의 시대에서 생성(becoming)의 시대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오늘날 한국사회의 모든 종교는 변화된 환경으로부터 제공되는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면서 불가피하게 복잡성 증대를 경험하게 될 것이고, 이를 자기재생산의 과제와 마주할 것”이라면서 “이 과제를 한국의 종교가 어떻게 처리해 나가느냐에 다라 각 종교의 사회적 기능은 그만큼 달라질 것이고, 그에 연동하여 향후 한국사회의 종교지형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또 박병기 교수에게 구성원들 사이의 바람직한 관계설정을 가능하게 하는 여실지견의 자비 윤리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했다.

법인스님은 세속적 신비주의의 확산에 대해 “이러한 현상은 불교의 입장에서는 낯설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러울 수 있다”고 보았다. “세간에서의 도덕, 철학, 과학이 보편타당한 것이라면 비록 불교의 성전에 기록되어 있지 않더라도 사실과 진리가 되고 불교의 교설과 하등 배치될 수 없음을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인스님은 이어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한국불교의 현실이라면서, 그 결과로 불교인구의 감소가 나타났다고 보았다. “ 불교인구의 감소는 깨달음 지상주의에 갇히면서 나눔, 도덕, 생명살림, 자유, 평등, 평화, 정의, 자비 등의 보편가치를 소홀히 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법인스님은 끝으로 “새로운 종교현상의 선상에서 한국불교는 교리와 방편의 재해석과 재개발, 보편가치의 실현이 기회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만약 이를 소홀히 한다면 인문학, 과학, 레저, 종교 밖의 수련, 사회봉사활동 등의 영역 속에서 굳이 제도권의 불교가 필요하지 않는 흐름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거듭 교설의 재해석과 방편의 현대화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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